
■ 100년 넘은 방앗간,카페로 변신
임당동은 강릉읍성 동북쪽 일부에 포함돼 읍성의 북문과 문루인 운금루가 위치해 있던 오래된 동네다.일제 강점기에는 관공서가 입지해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고 100년이 넘은 일본식 가옥도 눈에 띈다.임당방앗간은 100년 넘게 임당동에서 운영됐던 고소한 냄새 가득한 사랑방이었다.1904년 일본인이 방앗간 운영을 시작했고 이 건물의 다섯번째 주인인 이춘우(70) 대표가 공간을 인수해 지난해 7월 카페로 탈바꿈했다.딸 이상랑(34) 실장이 카페 운영을 돕는다.
이 대표는 오랜 세월 강릉에서 살았지만 방앗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우연히 찾은 방앗간은 골동품 수집가였던 이춘우 대표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콩덕방아,정맥기,제분기 등 오래된 기계들이 각자 제 역할을 하며 돌아가는 모습에 반해 이 공간을 널리 알리기로 결심했다.이후 방앗간을 인수해 ‘커피도시 강릉’에 발맞춰 카페로 재탄생시켰다.
‘100년임당방앗간’은 살아있는 박물관에 가깝다.어릴 적 할머니 손을 잡고 따라갔던 방앗간의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떠올릴 수 있도록 방앗간 원형을 그대로 보존했다.커다란 목조 정맥기와 제분기는 그중에서도 압권이다.이 대표는 오래된 자명종 시계,자개장,똑딱이 스위치,다이얼 전화기,필름 카메라 등 옛 생활 속에서 사용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수집해왔다.‘100년임당방앗간’은 동네 방앗간이 가진 사람 냄새와 이 대표의 골동품 수집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공간이다.
이춘우 대표는 “약간은 불편하고 어수선해 보일 수 있겠지만,방앗간 자체의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며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가족 모두가 즐거운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인 ‘방앗간 라떼’는 방앗간의 특징을 살려 곡물을 활용했다.세계 10대 슈퍼푸드인 귀리를 부드럽게 가공해 만든 고소하고 달달한 라떼다.‘방앗간 미숫가루’는 강원지역에서 난 7가지 곡물을 직접 방앗간에 맡겨 소량 생산한다.여름철 큰 인기를 끌었던 수제 팥빙수는 정선 임계에서 생산된 팥을 삶아 만든 달지 않은 옛날식 팥빙수다.수제 대추꿀차에 들어가는 대추는 철원지역에서 수급한 말린 대추로 원액을 제조한다.강릉 이춘우 연꽃빵은 이 대표가 연자육(연꽃씨)과 연잎,6가지 곡물을 배합해 직접 개발한 건강빵이다.
■ 한적한 농촌에 자리잡은 떡 전문점
섬시루(대표 최수남)는 동해 이도동 섬안마을의 한적한 농촌에 위치한 떡 전문점이다.30년 넘게 이 지역에서 밭농사를 지었던 최수남(67) 대표 가족이 12년 전 강원 으뜸 전통식품 벤처농가에 선정되며 2008년 섬시루가 출발했다.당시 농가의 소득 향상에 대해 고민하며 부업으로 시작한 떡집은 이제 집안의 기둥 사업이 됐다.마을의 색깔을 담은 사랑방 역할을 하기 위해 상호도 섬안마을의 시루,‘섬시루’로 지었다.
최 대표의 아들 박재하(41) 씨는 부모님이 떡집 개업을 준비할 무렵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전통음식 연구가인 윤숙자 선생을 사사했다.전통 방식으로 떡을 짓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고 카페용 떡 메뉴를 개발했다.박씨가 선보인 블루베리·딸기·단호박·초콜렛 미니 백설기는 동해·삼척 등 인근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미니 백설기,영양떡 등으로 구성한 섬시루의 선물세트는 답례용 떡으로 호응이 크다.지역 유통업체에서 들여오는 국내산 쌀을 기본으로 강낭콩,대추,밤,옥수수는 국내산,특히 로컬 식재료를 사용한다.지역색을 살린 새로운 떡 메뉴도 개발 중이다.동해지역 주요 수산물인 오징어 먹물떡과 농가 운영 경험을 살린 곰취떡,인삼떡,사과떡의 상품화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박재하씨는 “직접 생산하거나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을 떡으로 가공해 선보이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고 밝혔다.
- 출처 : 강원도민일보(9/15)